[말씀읽기]
1 나의 하나님이여 나의 원수에게서 나를 건지시고 일어나 치려는 자에게서 나를 높이 드소서
2 악을 행하는 자에게서 나를 건지시고 피 흘리기를 즐기는 자에게서 나를 구원하소서
3 그들이 나의 생명을 해하려고 엎드려 기다리고 강한 자들이 모여 나를 치려 하오니 여호와여 이는 나의 잘못으로 말미암음이 아니요 나의 죄로 말미암음도 아니로소이다
4 내가 허물이 없으나 그들이 달려와서 스스로 준비하오니 주여 나를 도우시기 위하여 깨어 살펴 주소서
5 주님은 만군의 하나님 여호와, 이스라엘의 하나님이시오니 일어나 모든 나라들을 벌하소서 악을 행하는 모든 자들에게 은혜를 베풀지 마소서 (셀라)
6 그들이 저물어 돌아와서 개처럼 울며 성으로 두루 다니고
7 그들의 입으로는 악을 토하며 그들의 입술에는 칼이 있어 이르기를 누가 들으리요 하나이다
8 여호와여 주께서 그들을 비웃으시며 모든 나라들을 조롱하시리이다
9 하나님은 나의 요새이시니 그의 힘으로 말미암아 내가 주를 바라리이다
10 나의 하나님이 그의 인자하심으로 나를 영접하시며 하나님이 나의 원수가 보응 받는 것을 내가 보게 하시리이다
11 그들을 죽이지 마옵소서 나의 백성이 잊을까 하나이다 우리 방패 되신 주여 주의 능력으로 그들을 흩으시고 낮추소서
12 그들의 입술의 말은 곧 그들의 입의 죄라 그들이 말하는 저주와 거짓말로 말미암아 그들이 그 교만한 중에서 사로잡히게 하소서
13 진노하심으로 소멸하시되 없어지기까지 소멸하사 하나님이 야곱 중에서 다스리심을 땅 끝까지 알게 하소서 (셀라)
14 그들에게 저물어 돌아와서 개처럼 울며 성으로 두루 다니게 하소서
15 그들은 먹을 것을 찾아 유리하다가 배부름을 얻지 못하면 밤을 새우려니와
16 나는 주의 힘을 노래하며 아침에 주의 인자하심을 높이 부르오리니 주는 나의 요새이시며 나의 환난 날에 피난처심이니이다
17 나의 힘이시여 내가 주께 찬송하오리니 하나님은 나의 요새이시며 나를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이심이니이다
[말씀묵상]
이 시도 역시 개인적인 탄원시입니다. 대적의 공격으로부터 구원해주시고 이들을 물리쳐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이러한 간구에 대해 너무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스라엘도 애굽에서 압제를 당할 때 부르짖는 소리가 하나님께 상달되어 출애굽하게 됩니다. 그러나 이러한 간구와 하나님의 심판은 우리의 생각처럼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의 기도로 인해 원수를 물리치시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지금까지 신자들의 간구로 인해 하나님께서 심판하셨다면 원수만이 아니라 나도 남아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나도 누군가의 원수였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적극적인 악을 행하지 않았다고 안심하는 것은 이기적인 생각일 뿐입니다.
특히 시에서도 나오지만 악인에 대한 시인의 마음이 좀 잔인해 보이기도 합니다. 벌하시고 은혜를 베풀지 말기를 간구하는 것은 약과입니다. 10절에서는 원수가 보응받는 것을 보게 해달라고 하고 11절에서는 바로 죽이지 마시고 서서히 멸망하는 것을 보도록 해달라고 합니다. 13절에서는 결국 소멸시키심으로 세상이 하나님의 다스리심을 알게 하시라는 간구도 합니다.
이러한 모습은 탄원시에 자주 나오는 내용입니다. 고난의 해결책으로 하나님의 보복을 간구하는 것입니다. 이런 내용은 당연히 원수를 멸망시키는 것을 봄으로 기쁨을 얻거나 만족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심판을 간구하며 원수를 물리치는 것은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힘의 논리에 의한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본 시가 다윗의 시로 본다면 표제어에 있듯이 사울의 공격을 피해 도망했을 때를 배경으로 지은 시입니다(삼상19:11-17). 즉 다윗이 사울의 공격을 받았을 때 힘의 논리로 따진다면 다윗도 얼마든지 사울을 대항했을 수 있습니다. 그를 따르는 자들이 있었고 당장은 아니더라도 차차 준비하며 얼마든지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일에 대해 하나님께 간구합니다.
시의 내용을 자세히 보면 시인의 간구가 단순히 한 사람에게 집중되어 있지 않음을 볼 수 있습니다. 즉 개인적인 원한을 가지고 간구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다윗에게 적용한다면 사울 한 사람에게 대한 간구가 아닙니다. 그 대상이 사울과 그의 부하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나라, 악을 행하는 모든 자들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구약에서 다윗은 기름부음 받은 자를 대표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따라서 다윗의 대적자는 개인이 아닌 세상의 힘, 하나님을 대항하는 사탄의 세력인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도 공격하며 해하려는 세력은 사울 개인이 아닌 하나님의 약속과 일하심을 방해하는 세상인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은 신자들의 삶에서도 적용되어야 할 내용입니다.
힘들고 고난이 있을 때 환경의 개선을 위한 기도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나를 통한 하나님의 일하심이 방해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합니다. 이것을 깨닫고 상황을 보는 자가 신자인 것입니다. 문제에 집중하여 세상의 가치를 보는 자들은 기름부음 받은 자(성령이 임한 자)가 아닌 것입니다. 물론 온갖 어려움 속에서 시인의 마음처럼 탄원시로 간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약속에 근거한 것이어야 하지 자신의 만족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나의 힘이시며 요새시며 반석이시고 환난 날에 피난처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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